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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349   85 hit   2017-12-30 21:09:36
인 더 다크 - 01. 헌터 킬러(4)
  • User No : 526
  • 예비 작가
    Lv38 IU는뉘집아이유

 “뉴스 보셨어요?”

 

 민영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권혁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보통은 또 SNS질이냐는 둥, 정신 좀 차리라는 둥 잔소리 폭격부터 날아왔었는데.

 

 “무슨 뉴스?”

 

 전혀 모르겠단 표정으로 혁이 물어보자 민영은 의문 가득한 눈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하루 종일 SNS만 하는 인간이 어떻게 그걸 몰라요? 새로 등장한 헌터 킬러를 마스크드 헌터가 죽였대요. 지금 그걸로 난리에요.”

 

 모를 리가 있나. 혁은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그거. 난 또 그거 말고 새로운 뉴스가 있나 했지. 지금 SNS에서도 시끌벅적 하더라고. 개인이 살인범을 죽이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세상 무서워졌네요, 정말. 헌터 킬러에, 그 헌터 킬러를 죽이는 킬러라니.”

 “그러게. 아니, 근데 이름을 마스크드 헌터라고 붙였대?”

 “네. 아무것도 안 새겨진 가면이라 얼굴 없는 헌터라고도 하는데, 공식 명칭은 마스크드 헌터라고 한 대요.”

 

 세상에 헌터 관리청 작명 센스 좀 보라지. 혁은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헛웃음을 뱉었다. 이제 페이스리스로 밤에 다니긴 글렀다 싶었다. 젠장, 까마귀 가면으로 바꿔야 하나. 그러면 뭐 ‘레이븐’ 같은 걸로 바꿔주려나?

 

 “아, 맞다. 제현이 오늘 퇴원 한 대요.”

 “그래? 수속 도와줄 겸 갔다 와야겠네.”

 

 사실 혁은 이미 그 소식을 알고 있었다. 어제 밤늦게 우철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그는 제현의 퇴원 소식과 약의 성분 검사가 끝났다는 소식을 함께 전했다. 피곤함이 가득한 목소리가 우철이 며칠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근데 길드장님.”

 “어...어? 왜?”

 

 민영이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그는 당황했다. 그녀가 손을 뻗어 혁의 눈 밑을 당기며 말했다.

 

 “요새 밤늦게까지 뭐 하는데 다크서클이 이렇게 내려왔어요? 몬스터랑 싸우다가 자려는 건 아니죠?”

 “채...책 좀 봤어! 손 치워.”

 

 새침하게 민영의 손을 쳐내고 그는 괜히 마우스로 컴퓨터 이곳저곳을 클릭했다.

 

 “얼굴은 또 왜 빨개져요?”

 “병원 다녀올게!”

 

 그는 컴퓨터를 종료시키고 곧바로 민영이 부르는 소리에 뒤도 보지 않고 도망치듯 방을 나갔다. 그리고 차 시동만 걸어놓은 혁은 한참동안 핸들을 붙잡고 고개를 숙인 채 한숨만 뱉었다.

 

 “아...얼굴은 왜 빨개지고 지랄이야 지랄이...”

 

 혁의 자동차가 출발한 건 시동을 켠지 약 20분만이었다. 병원을 가는 동안 그는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차를 달렸다. 이 상태로 우철이나 제현을 만날 수는 없으니까.

 

 

***

 

 

 제현의 퇴원 수속을 도와주고 가족과 함께 병원을 나서는 것 까지 보고 나서 혁은 우철을 찾았다.

 

 “아, 손우철 원장님 지금 진료 예약 잡혀서요. 끝나시는대로 알려 드릴테니 잠시만 기다리시겠어요?”

 

 간호사의 친절한 안내에 혁은 그러겠노라 대답하고 대기실 의자에 앉아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시작했다. 여전히 SNS에는 헌터 킬러와 마스크드 헌터 이야기로 가득했다. 주로 이야기는 헌터 킬러는 죽어 마땅한 범죄자지만 한낱 개인인 마스크드 헌터가 마음대로 그를 죽여도 되는가에 대한 논의였다.

 

 “아니, 권혁 길드장님, 여기서 다 보네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말쑥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서 있었다.

 

 “엇, 민웅씨?”

 

 그가 누군지 대번에 알아본 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웅이 내민 손을 잡고 악수했다. 골드러시 길드 제2공격대 대장을 맡고 있는 민웅은 스스럼없이 몬스터 속으로 뛰어드는 저돌적인 근거리 공격형 헌터였다. 그 모습은 마치 전투 자체를 갈망하는 광전사의 모습으로 이는 민웅의 별명이기도 했다. 평상시와는 180도 다른 예의 바른 모습이 그의 별명을 더욱 부각했다.

 

 “이번에 헌터 킬러 때문에 마음고생 심하셨겠습니다.”

 

 옆 자리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민웅이 유감을 표했다.

 

 “생명에 지장 없어서 다행이죠. 그런데 민웅씨는 어쩐 일로?”

 “아, 저희 길드원 중 한 명이 이번에 사고로...”

 

 분위기가 급격하게 싸해졌다. 무거운 이야기와 무거운 이야기가 만나 병원 전체 공기가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아무 말도 않고 있던 어색한 두 사람의 침묵에 간호사가 분위기를 해소시켰다.

 

 “실례합니다. 권혁씨? 원장님 진료 끝나셨습니다. 지금 바로 모셔 오라십니다.”

 “아, 네. 민웅씨. 저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길드원분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내려가 봐야겠네요.”

 

 다시 한 번 악수로 인사를 마치고 혁은 원장실로 향했다. 잠시 그 뒷모습을 보던 민웅은 이내 몸을 돌려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어, 왔냐?”

 

 원장실로 들어온 우철이 먼저 와서 앉아있던 혁을 반갑게 맞이했다.

 

 “바쁜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가운을 벗고 의자에 앉으며 우철이 웃었다.

 

 “하하. 예의 차릴 것 없다. 너는 부탁했고, 나는 받아들인 거니까.”

 

 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철은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싶어 종이 몇 장과 혁이 맡긴 약병을 꺼내 함께 건넸다.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적어놨는데 일단 말로도 한 번 설명하는게 낫겠지?”

 “예. 부탁드릴게요.”

 “근데 그 전에 묻고 싶은게 있는데 말이다.”

 “어디서 주웠냐는 말이시죠?”

 

 언제나 혁이 마약 성분 검사를 부탁하면 우철이 묻는 말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는 속 시원하게 우철에게 답을 한 적이 없었다. 페이스리스 활동은 지금까지 비밀이고 앞으로도 비밀리에 진행돼야 할 테니까.

 

 “말해주기 싫은 건 알고 있으니 내 한마디만 하마.”

 

 우철의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혁은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 정말 위험한 일 하고 있는 거 아니지? 혹시라도 그렇다면 당장 손 떼라.”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이 약이 그렇게 위험한가요?”

 “이건 비유하자면 핵폭탄이나 다름없는 약이야. 아직 미완성 같기는 하다만. 아무튼 투약하면 단시간에 신체능력을 증폭시키고, 통각을 마비시키지.”

 

 역시 이 약 때문이었군. 혁은 찡그림 없이 자신의 주먹을 모두 받아낸 헌터 킬러를 떠올렸다.

 

 “거기다 세뇌물질도 들어있는 모양이다. 너 진짜 말 안 할 거냐? 이거 위험한 물건이야 임마!”

 “죄송해요. 때가 되면 말씀 드릴게요.”

 “젠장. 말 안 해주겠다는 소리랑 뭐가 다르냐.”

 

 우철의 말에 머쓱해진 혁이 어색하게 웃었다. 아마 결코 우철에게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일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선 안 된다. 그 때문에 그들이 피해를 받는 것은 싫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나머진 자료 참고할게요.”

 “야, 야! 하여튼 저 고집은...”

 

 혁은 책상의 자료와 약병을 챙겨 방을 나갔다. 그는 차에 앉아 고민했다. 자살한 헌터 킬러는 자신에게 전언을 남겼다. 그들은 페이스리스에게 손 떼라고 경고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여기서 그만두면 얼마나 더 많은 헌터들, 혹은 민간인들까지 피해를 입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처음으로 페이스리스 활동을 결심했을 때를 떠올렸다.

 

 “남자가 체면이 있지.”

 

 흔들리는 마음이 잡히고 꺾이려는 의지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시동을 걸고 길드 건물로 향했다. 할 일은 산더미이다. 앞으로 닥칠 일을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방탕한 생활은 버려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몸을 혹사시킬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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