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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350   75 hit   2017-12-30 21:10:39
인 더 다크 - 02. 어비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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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 작가
    Lv38 IU는뉘집아이유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에요?”

 

 길드내 체력 단련실에서 웨이트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혁의 곁으로 태주가 다가와 말했다. 혁은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하고 물로 입 안을 헹궜다.

 

 “그동안 놀아서 몸이 말이 아니네. 우리 애들 먹여 살리려면 내 몸 하나 건강해야 되지 않겠냐?”

 “저번에 어디서 굴러가지고 허리랑 머리 다쳐 오시더니, 그거 땜에 그래요?”

 

 헌터 킬러와 싸웠을 때 입었던 부상은 결코 경미하다고 볼 수 없었다. 누가 봐도 그는 크게 다친 상태였고 혁은 그냥 계단에서 제대로 굴렀다고 말했다. 다들 믿지는 않는 분위기였지만 그렇다고 S급 헌터인 혁이 누구한테 맞고 다닐 일은 없었으니 그러려니 하면서 어물쩍 넘어 갔다.

 

 “뭐 그것도 그건데 요새 세상 뒤숭숭하잖냐.”

 “헌터 킬러랑 마스크드 헌터 말이지? 요, 태주. 먼저 하고 있었네?”

 

 태주의 허리를 쿡쿡 찌르면서 이제 막 체력 단련실에 들어온 훈수가 끼어들었다.

 

 “그래. 그 두 놈 때문에 걱정이다. 얼마 전에 제현이도 안 좋은 일 당했고 말이다.”

 “형님 정도면 그냥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얼마 안 되는 S급 헌터시잖아요. 훈수 형님도요.”

 

 그렇게 말하는 태주는 아직 A급 헌터였다. 눈앞에, 게다가 같은 팀으로 일하는 헌터 중 4명이 S급이라니.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있는 것 같은 그들을 태주는 부러운 듯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원래 원거리 공격수는 성과 올리기 어렵잖아. 너도 실력만큼은 S급이다. 걱정하지 마. 금방 올라 갈 거야.”

 

 혁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면서 격려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사실 태주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S급과 A급은 그야말로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었다. 신체능력 뿐 아니라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군의 성과, 그리고 현장에서의 판단능력과 통솔능력까지 그야말로 헌터의 모든 분야를 통달해야만 S급이라는 명예로운 등급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난화가 대단하다니까요. 이제 스물셋 밖에 안 되는데 벌써 S급이잖아요.”

 “난화는 진짜 노력하는 천재지. 걔는 24시간 중 한 15시간은 훈련에만 쓸 걸?”

 

 훈수의 말에 태주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와, 어떻게 15시간을 훈련만 하지? 저는 일주일도 못 할 것 같은데.”

 “내가 하루 15시간 훈련 한다고?”

 “으아악!”

 

 느닷없는 난화의 등장에 남자 셋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자신보다 몇 살 위인 그들을 보면서 난화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운동하러 왔으면 운동을 하세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리고 김훈수! 이상한 말 퍼트리지 마! 사람이 15시간을 어떻게 훈련만 하고 살아?”

 “야 너는 오빠들한테 반말 좀 하지 마라. 너한테 존댓말 한 번을 못 들어본 것 같다.”

 

 훈수는 말이 궁해졌는지 화제를 딴데로 돌리기 위해 괜히 트집을 잡았다.

 

 “나이를 10살은 헛먹은 인간들한테 존대는 무슨...아 운동들이나 해! 아니면 나가던가!”

 

 한 마디도 지는 법 없이 쏘아붙이고 난화는 그들을 지나쳐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정말 이유 있는 당당함이다.”

 

 태주가 웃으며 말했다.

 

 “잔소리 더 듣기 전에 운동이나 하자. 야, 혁! 어디가?”

 

 샤워실로 걸음을 옮기는 혁을 보고 훈수가 불렀다.

 

 “땀 다 식었다! 난 오늘은 여기까지 할란다.”

 

 세 사람과의 대화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잊어버린 혁은 땀도 식고 흥도 식어버렸다. 그는 마주치는 다른 길드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샤워실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운동한 뒤 하는 샤워는 그동안 그가 잊고 있던 만족감을 선사해주었다.

 

 

***

 

 

 혁은 페이스리스 활동을 그만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쫓지 말라고? 웃기고 있네! 그는 이상한 반발심에 거의 매일같이 밤의 거리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이후로 헌터 킬러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서류를 산처럼 쌓아놓고도 그걸 해결 할 생각이 없는지 딴 생각에 빠진 혁은 의자 깊이 몸을 파묻고 헌터 킬러와 약물, 그리고 배후에 대한 연결고리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일 안 해욧!”

 “아악!”

 

 민영이 갑자기 큰 소릴 내자 혁은 소리를 지르며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가 버렸다. 덕분에 책상 위 서류가 죄다 쏟아져버리고 방은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내가 말을 말지 진짜! 아니 요즘 좀 열심히 사는 것 같더니 왜 또 농땡이에요?”

 “민영씨 제발 잔소리 좀 그만 해. 나도 고민이 많아서 그래.”

 

 단순무식에 책임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인간이 고민은 무슨? 그녀는 기가 찬 듯 헛웃음을 내뱉었다.

 

 “고민 할 건 하더라도 우리 월급 결재는 좀 하고 하세요! 그거라도 좀 해요! 오늘 월급 안 들어가면 나 진짜 그만 둘거야!”

 

 민영이 떼쓰듯 불평을 늘어놓자마자 갑자기 경보음이 울렸다.

 

 -몬스터 소환 경보. S급 렙틸러스 니들러 1체, S급 매멀러스 라이울프 1체. 1, 2팀 출동을 권장합니다.

 

 “아악! 이럴 때!”

 

 마구 머리를 헝클이며 민영은 거의 발악을 했다.

 

 “미...미안해 민영씨. 다녀와서 최소 월급 결재는 할게!”

 “오늘 안에 이거 다 해요! 제발!”

 “미안! 다녀올게!”

 

 헤비 슈트를 장착한 뒤 엘리베이터로 사라지는 혁을 보면서 그녀는 울상이 되었다. 순간 헌터 자격증 따고 현장이나 나갈까 하는 충동을 느끼면서 민영은 널브러진 서류들을 주워 하나하나 순서를 맞췄다.

 

 

***

 

 

 S급 몬스터인 니들러와 라이울프 모두 그들이 몇 번이나 경험해 봤던 놈들이다. 어느 정도 대처법은 알고 있었고 그래서 1, 2팀 전원 자신감에 차 있었다. 다만 아주 약간의 불안함은 S급 2체를 한꺼번에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다들 상대하는 법은 알고 있을 거야. 니들러가 쏘는 산성 바늘 조심하고, 라이울프에게 뒤 잡히지 마라. 등급 상관없이 무조건 찢기니까. 그리고...젠장 움직인다! 산개!”

 

 브리핑을 다 끝낼 때 까지 기다려 줄 정도로 몬스터들은 착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았다. 니들러의 등이 부풀어 오르고 라이울프는 먼 도약을 위해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있었다. 팀원들에게 산개를 지시하고 그는 태주와 함께 낮은 건물 뒤편으로 숨었다.

 

 -맞은편 옥상 보여요? 일단 니들러 조준, 대기 중이에요.

 

 난화는 어느새 혁이 숨은 건물 맞은편 옥상에서 이미 날카롭게 몬스터를 조준하고 있었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 다들 침착해라! 라이울프 착지점을 잘 보면서 피하면 어렵지 않아! 반드시 2인 1조나 3인 1조로 수호 헌터들과 함께 움직여!”

 -권혁. 여기는 4인이야. 한 명 데려갈래?

 

 아마도 혁, 태주, 난화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함께 있는 모양이었다. 2명 이상이 되면 수호 헌터는 팀원 보호 난이도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더군다나 은성은 아직 A급 헌터. 이쪽으로 한 명을 데려오는 것이 여러 모로 좋았다.

 

 -카오오오오오!

 

 문제는 그럴 시간이 있냐는 것이다. 이제부터 몬스터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혼자서 다니기엔 위험하고 6명이 한꺼번에 만나는 것 또한 떼죽음을 유발할 수도 있었다.

 

 “난화야! 니들러 말고 라이울프 뛰는 순간 다리를 노려! 2팀은 착지점 잘 보고 산개한 다음 원거리에서 안전하게 공격해! 수원아, 너희 지금 위치가 어디냐!“

 -어...우리 지금 백화점 건물. 일단 4층에서 니들러 보고 있어.

 

 그 순간 드디어 라이울프가 도약했다. 사자 갈기를 가진 늑대는 인간의 냄새를 맡았는지 그 방향은 2팀이 산개한 쪽 이었다. 하지만 혁은 라이울프를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니들러 또한 바늘의 비를 쏘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산성액이 잔뜩 묻어있는 이 바늘 비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연상케 했다. 후두둑 하고 쏟아지는 산성 바늘을 혁은 방패의 내구도를 위해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하면서 막아냈다. 수원 쪽은 아마 건물 안에 있으니 타격은 없을 것이다.

 

 -젠장, 여기는 2팀! 화력이 부족해! 저거 아주 살판났는데?

 “미안! 이쪽도 니들러 때문에 그쪽은 도와주기 힘들어! 난화가 도와주고 있으니까 조금만 힘내라!”

 

 2팀은 어떻게든 될 것이다. 라이울프는 발을 묶으면 그 다음은 그야말로 샌드백이었다. 그 역할을 난화가 해주고 있으니 혁은 그쪽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니들러가 쏘는 바늘의 범위가 그들에게까지 닿기 때문에 빠르게 제거해야만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하는 도중 태주가 혁을 불렀다.

 

 “형님! 니들러는 배가 약점이죠?”

 “그렇지. 왜?”

 “혹시 이런 방법도 가능할까 싶어서요.”

 

 거북이 같은 형태를 한 니들러는 뱃가죽은 아주 얇고 연약하지만 그 밖에 드러난 피부는 매우 단단했다. 이전에 사냥했을 때는 수호 헌터 세명이 한꺼번에 방패강타를 쓰고 넘어뜨린 다음 배를 공격하는 전술을 썼었다. 문제는 지금 2팀의 수호 헌터 한 명과 함께 할 수 없다는게 문제다. 물론 넘어뜨리지는 않아도 된다. 바닥에 완전히 앉아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다만 저 놈이 헌터를 인식 하는 순간 앉아버린다. 그러면 절대 공격할 수가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태주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혁에게 전달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혁은 씩 웃었다.

 

 “거 봐. 내가 뭐랬냐. 너는 S급이나 다름없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혁은 태주와 함께 건물에 들어가 수원에게 통신했다.

 

 “수원아! 태주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일단 훈수랑 수원이는 2팀 도우러 가! 큰 길 말고 뒷길로 가라! 니들러한테 걸리지만 말고!”

 -뭔 소리야? 그러면 니들러는 어떡하려고?“

 -젠장 까라면 까라! 여기 애들 다 죽겠다!“

 

 2팀 대장 주희가 화내듯 외쳤다.

 

 “들었지? 얼른 가! 하나는 태주랑 하수도에서 만나라!”

 -하수도?

 -하수도요?

 

 하나와 은성이 동시에 물었다. 그러다 다시 동시에 아! 하고 외쳤다. 태주는 이미 하수도 맨홀을 열고 들어갔고 잠시 후 하나도 하수도에 진입했다고 통신했다.

 

 “은성아 큰 길로 나와라! 우리는 니들러를 붙잡아둔다!”

 -예 알겠어요!

 

 은성의 대답을 듣자마자 혁은 큰 길 저편에 있는 니들러를 향해 똑바로 달렸다. 어차피 정면 공격은 못 하는 놈이기에 하늘만 막으면 대치는 어려울 것 없었다. 은성도 금세 혁 옆에 서서 방패를 하늘로 향했다.

 

 -형님. 니들러 바로 아래 있습니다. 지금 목이 보이는데 30초 정도 뒤에 멈추게 하면 될 것 같아요.

 “오냐! 신호하면 쏴라!”

 

 니들러는 느리지만 아주 조금씩 앞으로 전진 하고 있었다. 너무 빨리 그들을 눈치 채면 그 자리에서 멈춰버릴 가능성이 있었다.

 

 -이은성! 뒤!

 

 난화의 비명에 가까운 통신을 듣고 먼저 반응한 것은 혁이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은성을 온 몸으로 감싸 안고 굴렀다.

 

 “으아아아악!”

 

 어느새 두 사람의 냄새를 맡고 달려든 라이울프가 혁의 방패와 헤비슈트를 찢어발겨 버렸다. 갑작스런 놈의 움직임은 난화조차 반응하지 못했다.

 

 “혀...형님! 괜찮으세요?”

 “은성아...섬광탄 쏴라!”

 

 혁은 정신을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은성에게 지시를 내렸다.

 

 “섬광탄 쏩니다! 대비하세요!”

 

 3초 뒤 공중에서 섬광탄이 터졌다. 니들러는 그 자리에 내려 앉아 방어태세를 갖췄고 라이울프는 눈이 부신지 강아지 소리를 내며 뒹굴었다. 그 사이 은성은 혁을 질질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그를 눕혔다.

 

 -니들러 처리 했습니다! 바로 지상으로 올라갈게요!

 

 그래도 다행히 좋은 소식이 들렸다. 조만간 라이울프를 쓰러뜨렸다는 통신도 들어올 것이다. 혁은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어딘가로 훅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 순간 그는 정신을 잃고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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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부터 컨디션이 안 좋은데 그래서 그런지 글도 맛이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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