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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371   137 hit   2018-01-22 18:51:44
Northpital
  • User No : 1752
  • 새내기
    Lv29 Salonient

백발의 노인이 입을열었다.

 

" 죽은자의 눈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보았던 것들을 비추고 사람마음의 거짓을 꾀어낸다. "

 

 장작불이 타들어가며 일렁이는 그림자에는 나와 노인이 있었고 길게 늘어뜨린 눈처럼 하얀 수염을 만지며, 어린 나에게 말했다. 

그의 음성은 둔탁하며 때로는 날카로웠고 말한마디 한마디가 내 가슴을 상처내는 것과 같아 노인앞에서는 자신의 본심을 숨길 수 없게 만들었다.

노인은 나를 보며 자신의 소매에서 여러 동물의 뼈로 만든 장신구를 꺼내어 내손에 쥐어주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 오른팔에 감았고 노인을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이게 너를 지켜줄것이다. "

 

 노인을 뒤로하고 천막을 나와 끝없이 펼처진 산과 눈 그리고 별을 길잡아 북쪽으로 향했다.

하염없이 뻗어있는 산줄기를 따라서 두발을 움직였고 깊게 쌓인 눈이 내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마냥 무거웠다.

멀어져 가는 불빛을 등을 지고 13세의 나이로 성인식을 치루게 되었다. 오로지 북쪽으로 향하여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우는 곳에 도달함의 끝으로

나는 비로소 성인이 된다.

 

 

            -

 

 

 꿈을 꿨다. 내 어린 시절의 이 여행의 시작을.

눈을 뜨자 차가운 공기가 폐안에 가득차는 것을 느꼈고, 옷에묻은 눈을 털어내었다.

북쪽의 아침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어느 때보다 추웠고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동사할 가능성이 높았다.

가족의 곁을 떠난지 벌써 2년이 흐르고 지금도 노인이 말한 세상의 끝이 어딘지는 나는 모른다. 그저 북쪽으로 계속 이동했고

그때마다 날씨는 매우 거칠어 졌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계속해서 알수없는 끝을 향해서 걸어갔다.

날이 갈수록 혼잣말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때로는 이유없이 화를 내기도 했다.

그 이유가 여행의 피로함 때문인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고 그럴때마다 한번씩 노인에게 받은 장신구를 손에 쥐고 

이 여행의 목적을 다시 가다듬고 흐트러진 생각을 정리했다.

 

' 세상에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곳에는 나를 기다리는 무언가가 있을까! '

 

 2년동안 이 하나의 생각만으로 내발을 움직이는데는 충분했다.

사실 지금와서 성인식을 치루는 이유 그리고 왜 목적지가 북쪽인지, 따듯한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도 있는데..

굳이 추운 북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의미를 때때로 생각해본다.

생각의 결과에 도달하기에 앞서 목적지도 알려주지도 않고 그저 북쪽의 세상의 끝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닌가.

 

..나는 또 장신구를 꺼내어 손에쥐고 걸었다.

 

 이 끝없는 여행길에서 내가 기피하고 싶었던 것은 굶주린 늑대들, 혹독한 추위 이런것들이 아닌 바로 고독함이였다.

죽을 만큼 외로운 여행을 2년간 혼자서 하고있다.

내눈에 보이는건 하얀 산맥과 눈, 오래된 돌무덤과 가끔씩 보이는 목조인공물.

누군가가 세워놓았는지도 모르는 것들, 산자를위한 기념비였는지 아니면 죽은자를 위한 추모비였는지.

고독함과 싸우기위해 이때까지 보았던 그것들을 나무껍질에 염소의 피로 그린다.

 

 스트레스 해소로 시작한 기록이 나의 유일한 치유 시간이 되어줬다. 하지만 해가 떨어지면 

이것은 내몸을 따듯하게 해줄 불쏘시게가 된다. 무의미 그자체의 행동이였지만 나의 유일한 하나의 오락이였다.

 

 나는 내가도달해야 할 곳이 어딘지 생각하고 또 생각 했다.

하지만 아직도 노인의 말이 머리속에서 떠나가질 않는다.

 

죽은자의 눈에 비춰지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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