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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377   206 hit   2018-01-29 22:48:55
인 더 다크 - 04. 팀 레이븐(6)
  • User No : 526
  • 예비 작가
    Lv38 IU는뉘집아이유

 -골드러시 길드 주차장 CCTV 기록 확보 요망.

 

 왓쳐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도한은 메시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왜 골드러시 길드 주차장 CCTV 기록이 필요한지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는 통신기를 켰다.

 

 “김도한 과장이다. 괜찮다면 응답 바란다.”

 

 통신을 남겨두고 그는 가만히 답을 기다렸다. 아무래도 바쁜가보군. 한참을 기다려도 답신이 오지 않기에 도한은 통신기를 켜둔 채 업무를 계속했다. 아무리 함께 일을 한다지만 아무 설명도 없이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도한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설명이 없다면 거기부터는 부탁이 아니라 명령처럼 인식이 돼버리고 함께 일하는 부하들이 납득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도한의 통솔력이 무슨 의미인가. 가면 쓴 헌터 하나에게 좌우되는 상사는 신뢰 할 수 없다.

 

 “요즘 자주 통신하시네요.”

 

 슬쩍 옆에 온 경식이 도한에게 말을 건넸다. 조용한 목소리로 한쪽 귀를 막고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으면 언제나 통신 중임을 다들 알고 있었다.

 

 “안 하고도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 좀 터졌으면 좋겠다.”

 

 물론 사건이 안 터지는게 가장 좋은 일이지만 차악은 그들 선에서 해결 가능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실제로 헌터 킬러가 등장하기 전후로 사건 하나에 피해자 발생 수는 비교할 수 없었다. 이전에 잡아넣었던 정다운이란 놈은 혼자 일곱을 죽였으니. 그리고 자신의 입으로 말하면 큰 자괴감이 들지만 헌터들은 몬스터 퇴치라는 중요 임무를 맡은 자들이다. 헌터의 쓰임새는 일반인의 그것과 천양지차이다. 물론 생명의 경중을 그런 것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만큼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저희 감시과에도 헌터 한 명 정도는 있는게 낫지 않을까요?”

 

 경식은 그렇게 함으로서 감시과 직원이나 경찰들의 피해가 줄고 헌터 범죄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미를 담은 말이었다.

 

 “얌마! 그러면 우리가 여기 붙어있을 것 같냐? 헌터 세 명만 있어도 우리과 다 갈려나가!”

 “에이, 아무리 그래도 다 갈려나가겠어요?”

 “갈려나가지. 헌터 범죄 하나 해결하는데 우리랑 경찰 몇 명이 나가냐? 그걸 혼자, 혹은 둘이서 해결한다고 생각해봐.”

 

 지금도 그런 의견은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추세이다. 한마디로 일반인으로 구성된 헌터관리청이니, 경찰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더 강력히 주장하는 자들은 헌터로만 구성하면 지금 숫자의 1/10도 안 되는 수로도 효율적인 범죄 해결이 가능하다고 데이터를 들이밀고 있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최근 도한의 활약에 그런 주장들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은 피해자의 수를 들먹이며 헌터관리청과 경찰의 인원 구성을 헌터 위주로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그런 말 어디 가서 하지 마라. 너도 결혼하고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것 아니냐.”

 “네. 참 인생 씁쓸하네요.”

 “달콤함만 있는 인생이 어디 있으려고.”

 “그건 그래요.”

 “그러니까 헛소리 하지 말고 가서 일 해 이 자식아!”

 

 서류철 하나를 집어 경식의 뒤통수를 가격하고 도한은 껄껄 웃었다.

 

 “김도한 과장 있나?”

 

 한껏 무게 잡은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감시과 전원이 기립하여 문을 향해 경례를 붙였다. 그곳에는 막 감시과로 들어온 엄종대 부장과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커리어 우먼으로 보이는 여성 한 명이 있었다.

 

 “아, 예. 어쩐 일이십니까, 여기까지.”

 “전에 말했지 않나. 감시2과를 만들 거라고.”

 “예에,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좀 시간이 걸린다고...”

 “그랬는데 이번에 큰 사건이 또 터져서 윗선에서 빨리 만들라고 성화야. 사람도 하나 보냈어. 임수연씨, 인사하지. 이쪽은 감시과 과장인 김도한. 김도한 과장, 이쪽은 감시2과를 맡게 될 임수연씨.”

 

 수연은 도한을 향해 경례를 붙였다. 차갑다 못해 기계 냄새마저 풍기는 첫인상이 도한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싸우려고 만나는 것도 아닌데 웃으면 좀 좋아. 도한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경례하며 씩 웃었다. 하지만 수연은 그런 도한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지 손을 내리고 눈을 도한의 책상으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흡연은 자제하시죠.”

 

 이것 봐. 시작부터 시비를 걸고 있잖아. 더 미소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 생각한 도한은 얼굴을 굳혔다.

 

 “남의 과에 참견 마쇼, 임수연씨.”

 “임수연 과장이라고 부르세요.”

 “감시2과는 아직 없으니까 그렇겐 못 하겠소.”

 

 이런, 엄종대 부장은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부딪힐 줄은 몰랐다. 약간의 마찰이야 있겠지만 지금은 가만히 놔두면 싸울 분위기 아닌가.

 

 “자자, 앞으로 협력해야 할 사이에 처음부터 이러면 곤란하지. 둘 다 자중하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말로는 죄송하지만 둘의 눈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투견장 투견들이 상대를 보고 흥분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금방이라도 상대를 후려칠 것만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엄종대 부장은 수연을 돌려보내기로 했다.

 

 “자, 임수연씨. 오늘은 인사차 들른 거니 먼저 들어가게. 난 김도한 과장하고 할 이야기가 있어서.”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깍듯이 인사하고 사무실을 나서는 수연을 보며 감시과 직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예쁜데 성격이 지랄맞다, 성격이 저래도 예쁘면 장땡이다, 감시2과가 부럽다, 우리는 왜 과장님이 아저씨냐 등등. 마지막 말을 한 원석은 도한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김도한 과장, 잠깐 이야기 좀 하지.”

 “아, 예.”

 

 엄종대 부장은 웃으며 감시과 직원과 인사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도한은 통신기를 만지작거리며 그 뒤를 따랐다. 뭐 하는 거야 이 자식은?

 

 

 야외 흡연구역에서 두 사람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감시2과 만들어지면 임수연씨랑 의견 충돌이 있을 수도 있어. 잘 조율했으면 싶다.”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그거였나. 하기야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는데 엄종대 부장이 그것을 감지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도한은 이번 인사에 불만이었다. 솔직한 말로 도한은 첫인상을 좋게 만들려고 일부러 웃어주기까지 했건만 시작부터 그렇게 이빨을 드러낼 건 싸우자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협력이 중요한 일을 시작 할 사람이 그렇게 타인을 적대시해서는 협력은커녕 감시2과나 잘 끌어갈지 걱정이다.

 

 “그 여자에게 조금만 귀염성이 있었어도 그렇게는 안 했습니다. 보셨잖아요. 거기선 ‘잘 부탁드립니다.’지 시비 거는 투로 ‘실내 흡연은 자제하시죠.‘가 아니에요. 같은 말이라도 얼마든지 돌려 말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진정하게. 그래도 유능한 인재야. 자네가 좀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가까이 지내다 보면 마음을 열어 줄 걸세.”

 “글쎄요...”

 

 그야말로 글쎄요, 다. 도한은 자신이 수연과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아니, 싸우지 않는 모습 자체가 상상이 안 갔다. 매일매일 말싸움으로 누구 하나 지쳐 떨어져나가지 않으면 안 끝날 것 같다는 끔찍한 상상만이 계속 될 뿐이다.

 

 “그 여자가 머리 숙이고 들어오지 않는 한은요.”

 “고집불통이구만 자네도.”

 “알고 계시면서 뭘 새삼스레.”

 

 도한은 두 개비 째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이번 사건은 어떻게 돼가나?”

 “어쩌고 자시고 경찰 쪽이 수사 지휘권을 다 가지고 있어서 뭐 제대로 할 수도 없습니다. 정황은 누가 봐도 헌터 범죄인데 말이죠.”

 “그래서 레이븐도 움직임이 없는 건가...”

 

 아직 통신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도한이 마지막까지 숨긴 한 가지가 바로 통신기이다. 부하들이야 현장에서 목격해버렸으니 함구를 부탁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니야, 그 놈에게 기대는 것도 우리가 할 짓은 아니지. 할 수 있는 한 우리가 잡아야 자존심이 서지 않겠나.”

 “말씀대롭니다. 우리도 우리 할 일은 해야죠.”

 

 엄종대 부장은 다 핀 담배꽁초를 버렸다.

 

 “담배를 좀 줄이지 그러나.”

 

 느닷없이 바뀐 화제에 도한은 사레들러 기침을 해댔다.

 

 “아니, 갑자기 뭔 마누라도 안 하는 잔소리를 하세요?”

 “오래 해먹어야 할 것 아닌가.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하루에 몇 갑피우나?”

 “글쎄요. 꼴릴 때 마다 피우니까요.”

 “폐 썩겠다. 썩겠어.”

 “건강검진 받아봤는데 아직 괜찮답니다.”

 

 으이구. 엄종대 부장은 말대답하는 도한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기사 언제는 말을 들었다고. 그는 우선 본인이 먼저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피우고 들어가라. 나 먼저 들어 갈란다.”

 “예, 저도 이거만 피우고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들어가십쇼.”

 

 엄종대 부장이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도한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에 들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그렇게 많이 피우나?”

 

 생각해보면 그가 담배를 피울 때는 거의 밖에 있을 때였다. 그래서 마누라 잔소리가 없는 걸지도. 휴일이나 퇴근 하고 나서는 담배 생각이 잘 안 난다. 그만큼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굉장하다고 봐야할지. 도한은 반쯤 피운 담배를 버릴까 생각했다.

 

 “되겠냐.”

 

 도한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한 모금 맛있게 빨고 난 뒤 그는 아마 자신은 담배를 절대 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김도한 과장. 레이븐이오. 통신 가능합니까.

 

 거 새끼. 타이밍 한 번 죽이네. 도한은 마침 다 태운 꽁초를 쓰레기통을 향해 던졌다. 멋지게 들어간 꽁초를 보고 만족하며 그는 사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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