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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378   234 hit   2018-01-30 18:36:04
3개의 정의-6- 업무 +3
  • User No : 259
  • 할 일 없는
    Lv10 돌아온 녹냥이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병사 체력 측정으로 나간 베티가 수비대로 복귀했다.

, 수고 많았네. 다친 데는 없나?”

제가 다칠 리가 있겠습니까? 잘 아시면서

베티는 레베카 앞에서 자신의 건강하고 매끈한 팔뚝을 보이며 쾌활하게 웃었다.

일을 더 하기엔 시간이 애매하니 오늘은 그냥 자리에 앉아서 쉬었다가 퇴근할 때 같이 맞춰 퇴근하게나. 수고 많았네.”

!”

베티는 힘찬 대답과 함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자리로 돌아가던 중 잔뜩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자리를 발견하였다.

지현 중사, 왜 그렇게 축 처져있어?”

베티는 지현의 힘 빠진 날개를 살짝 꼬집었다.

저 이제 긴급대기조 간부하랍니다.”

지현은 툴툴대며 레베카가 줬던 종이를 넘겼다.

아하~ 벌써 그거야? 하하하! 힘내! 힘내! 다 겪는 일이야!”가면 진짜 한 달 동안 집에 못가는 게 사실입니까?”

그렇지. 옷도 전투복만 가능하고 씻는 것도 제한이야. 괜찮아! 그래도 익숙해지면 잘 할 수 있을걸? 내가 아는 지현중사라면 그 정도는 껌이야!”

그거 아십니까? 용족은 이빨 때문에 껌 씹기 힘들다고요.”

어라? 그럼 고기 씹기 정도로 할까? 어때 그건 쉽지?

에휴......말을 말아야지.”

지현은 투덜거리며 잔뜩 죽을상, 죽을 소리였지만, 베티는 지현이 잘 해낼 거로 각하고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를 계속 해줬다.

오셨습니까, 대위님

클레인이 서류철을 들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체력측정은 어땠습니까? 이 곳 병사들 측정을 직접 하러 가신 건 처음이잖습니까.”

다들 곧잘 하더라. 몇몇은 완전 엘리트고. 역시 중앙 병사들보다 전방 외각이 더 잘하는 것 같단 말이지.”

이번에도 달리기 때 페이스메이커 하셨습니까?”

클레인은 철로 된 서랍에 서류를 넣은 뒤 잠가 닫았다.

, 그쪽에서 먼저 부탁하더라.”

베티는 계속 침울해하는 지현의 어깨를 주물러주기 시작했다.

혹시 또 혼자 치고 나가셨습니까?”

그게......좀 걸으면서 조절할라 해도 참을 수가 없더라고. 하하하! 매번 그렇게 되네.”

에너지를 언제나 주체를 못하십니다. 태생이 그러시니 어쩔 수 없지만.”

베티는 민망하든 언제든 남들 앞에서 시공일관 웃는 얼굴이었다.

클레인, 오늘 시간 있어? 내일 주말인데 퇴근하고 저녁 같이 먹을래?”

베티는 손으로 잔을 들이키는 시늉을 했다.

오랜만에 그러시겠습니까? 전 좋습니다.”

예이! , 지현. 내가 오늘 쏠 테니까 너도 따라와

지현은 긍정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베티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끌고 가려는 것 같았다. 베티는 클레인에게 괜찮겠냐는 눈빛을 보냈고 클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해주었다.

, 슬슬 퇴근 시간이니 출근 대장에 체크하고 뒷정리하게나. 오늘은 회의 없으니 시간되면 알아서 퇴근하게. 클레인, 여기 와서 출근 대장 받고 인원들한테 돌려주게.”

, 알겠습니다!”

레베카의 말에 다들 일사불란하게 퇴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퇴근하고 주말에 뭐할까 서로 속닥이거나 이미 퇴근 준비를 하고 무료하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꽤 정돈된 분위기에서 퇴근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데

저기, 3수비대장, 레베카 소령님 계십니까?”

3 수비대 사람이 아닌 주황 머리의 간부가 레베카를 찾았다.

여기 있네만, 무슨 일인가?”

행정과에서 왔습니다. 늦게 말해서 죄송하지만, 오늘 야간경계 대장은 제3수비대에서 빼주셔야 할 거 같습니다.

행정과 간부의 말에 레베카는 수첩을 꺼내 안에 있는 일정을 확인했다.

오늘은 제1 수비대 차례인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그쪽 담당 간부가 오늘 사정이 생겨서 이쪽으로 넘겨달라고.......”3수비대 간부들은 그 얘기를 듣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주말 내내 야간경계 대장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불편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주말 경계대장은 주말 전날만이 아닌 주말 내내 야간 때마다 출근해서 경계를 맡아야 하는 불편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일이 끝나고 나서는 출근하지 않고 하루하고 반나절 동안 휴식 시간을 주긴 했지만, 남들 놀 때 혼자 일하는 것은 대부분에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고 일이 밀려버리는 경우도 있어 억지로 나와야하는 일도 허다했다. 게다가 제 1수비대에서 다른 간부를 보내면 되는 일을 자신들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것이었으니 더욱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 알겠네. 곧 한 명 정해서 보내줄 것이니 내려가게나.”

레베카는 일방적이고 기분 나쁠 부탁이었음에도 표정 하나 목소리 하나 바뀌지 않고 받아들이고는 자신들을 찾아온 행정과 간부를 돌려보냈다. 주황 머리의 간부는 경례를 하고 돌아갔다. 3수비대 간부들은 행정과 간부가 사라지자마자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들 자신이 하기엔 많이 싫었기 때문이다. 베티는 이 분위기를 읽고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서로 눈치만 보다가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지금 수비대에 있는 사람 중 자신이 계급이 높았기에 자신이 하려고 손을 들려고 했다. 하지만 클레인이 잠시 기다려 보라는 듯 베티의 움직임을 막은 뒤 레베카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수비대장님,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게 말인가?”

레베카는 클레인과 눈을 마주쳤다. 흔들림 없는 레베카의 파란 눈동자는 마치 클레인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 혹은 신경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 같았다.

이건 순전히 떠넘기기입니다. 주말에 서기엔 자기들이 귀찮으니까 중령인 제1수비대장이 계급으로 밀어붙여서 수비대장님한테 시키는 겁니다. 아무리 경력을 우대해준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일을 순순히 따라주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쪽도 뭔가 사정이 있을 걸세 너무 그렇게 나쁘게만 보지 말게, 소위.”

주말에 누구도 하고 싶지 않아할 겁니다. 누굴 시키실 생각입니까?”

모두가 싫어 할테니 역시 하면 내가 해야지.”

?!”

클레인은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레베카를 보고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부하에게 안정적인 휴식을 보장하는 것도 내 일이네. 어차피 난 주말에 할 일도 없고 집에 틀어박혀있는 것보단 여기서 오히려 일하는 편이 속 편하네.”

하지만, 그렇게 하시면 정작 주의 첫 날에 못 오시게 되잖습니까? 전체회의가 있는데 그럼 그거는 누가 나가는 겁니까?”

걱정하지 말게나. 그것도 내가 나갈 거니까. 행정관님이 휴가인데 달리 시킬 사람도 없고 다른 사람 시킬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 밤도 새고 쉬지도 못한 채로 바로 하셔야 할 텐데

걱정 말게, 자네가 날 잘 안다면 이런 일은 별 거 아니란 거 알지 않나?”

클레인은 레베카의 말에 설득을 당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닌데라는 심정으로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다. 레베카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책장에 꽂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클레인의 어깨를 두드렸다.

레베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이 하겠다고 생각하는 베티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그 일을 맡게 될까 긴장한 것 같았다.

퇴근 전 오늘의 전달사항을 전파하지

레베카는 모든 사람들이 듣게 목소리를 키웠다

곧 주말을 즐길 퇴근 시간이니 너무 붙잡지는 않겠네. 일단 최근에 황제께서 외부로 나가신 상태니 휴식 중에도 긴장을 풀지 말고 있길 바라네. ......”

레베카는 한 주의 마무리 말과 여러 주의 사항을 차근차근 말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다들 마지막 전달사항이란 말에 가장 큰 집중을 보였다. 누가 과연 주말에 이곳에 남아 남들 쉴 때 일해야 하는 불쌍한 사람이 될 것인가.

최근 들어 감기가 돈다더군. 악성은 아니지만, 걸리지 않게 건강은 항상 조심하게. 이상. 퇴근 준비가 끝난 사람은 바로바로 나가도 좋네.”

레베카는 자리에 앉아 서랍을 열고 잠시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레베카의 부하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자신의 수비대장을 바라보았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뭣들하나? 여기서 주말이라도 반납하고 싶은 건가?”

레베카의 말에 부하들은 정신 차리고 일사분란하게 퇴근 준비를 했다. 클레인은 마지막으로 레베카에게 정말 괜찮겠냐는 눈빛을 보내었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차례차례 사람들이 레베카에게 경례를 하며 나가던 중 베티 대위가 레베카 앞에 섰다.

이번 주도 수고 많았어. 대위

베티는 찝찝한 기분에 레베카의 살가운 인사에도 썩 좋은 표정을 짓지 못한 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대위?”

저기 소령님, 그래서 결국 주말 경계 대장은 누구입니까?”

내가 알아서 처리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집에서 좋은 주말 보내게, 베티 젠

레베카는 베티의 어깨를 살짝 두드린 뒤 그 손으로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따뜻한 배려였지만, 그 따뜻함이 오히려 몸 여기저기 땀에 차 찝찝한 기분까지 들었다

수비대에서 나온 베티. 남들은 퇴근하며 쉽게 쉽게 문 밖으로 나갔지만, 베티는 수비대 문밖에서 멈춰서 한숨을 푹 쉬며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또 레베카 소령이 야간경계소장을 설 거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는 편이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대쪽 같은 레베카의 성격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베티였다.

퇴근 안 하냐?”

인사라고 생각하기에는 꽤나 시큰둥한 목소리.

클레인 보다 작은 키. 하지만 헤리온의 키보다 더 긴 가방을 멘 검은 머리의 남자가 베티에게 다가왔다.

, 코론! 왔구나? 평가는 잘 보고 왔어?”

통과

? 몇 발 맞췄어?”

“100발 중 98발 했어.”

저격 중위 코론 베스로틴. 비록 베티보다도 계급이 한 단계 낮고 서로 만난 시간도 비교적 길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티와는 스스럼없는 사이였다.

잘했네? 역시 코론이야. 대단해

, 시험커트라인이 98발이야. 한 발이라도 잘못 들어갔으면 잘릴 뻔했다고.”

코론은 자신의 목을 엄지손가락으로 그었다.

에이 뭐 어때? 통과했으면 됐지! 그래서 지금은 소령님한테 복귀 보고하려고?”

그렇지. 안 하고 가면 또 한소리 들을 테니까. ?”

, ... 난 이제 퇴근......하려고. .”

베티는 아직도 경계 대장 건으로 망설이는 듯했다.

뭐야? 나한테 숨기는 거 있냐?”

코론 중위, 이제 왔나?”

갑자기 두 사람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레베카. 코론은 바로 경례를 했다.

, 시험 통과하고 왔습니다.”

훌륭하네. 퇴근처리는 다 해놨으니 그대로 퇴근해도 돼.”

감사합니다.”

근데 대위는 무슨 일 있나? 이따가 클레인 소위랑 지현 중사랑 만나서 밥 먹는다고 했던 거 같은데 늦는 거 아닌가?”

...아닙니다. .. 이번에는 못 갈 거 같아서.”

? 무슨 일이라도 있나?”

..저기 소령님 아..아니 수비대장님. 혹시 이번 주말 야간경계대장은 수비대장님이 하시는 거 아닙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나? 원래 경계대장은 수비대 간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그래도 소령부터는 원래 자주 하는 일도 아닌데......그러니까 제가.......”

원래라는 건 없다네.”

레베카는 베티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그대로 쓱 지나갔다.

마음만은 고맙게 받겠네. 베티 대위. 부하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다음 주에 보자

레베카는 그렇게 베티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코론

?”

이따가 너도 따라와

 

달이 크게 뜬 밤. 어느 높은 첨탑 꼭대기의 끝. 그 누구도 설 수 없을 거 같은 곳에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위태로워 보였지만, 그 자리에 서있는 남자는 그렇게 서있는 것이 익숙한 듯 무척이나 여유로워보였다.

오늘 따라 더럽게 큰 달이구만.”

달의 탐스러운 노란색이 남자의 초록색 눈에 담겼다. 남자는 잠시 멍하니 달을 바라보고는 잠시 두 팔을 들어 올려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죽이기 딱 좋은 날이야.”샨은 적당히 달을 즐긴 뒤 자신이 선 첨탑 아래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성급한 사냥꾼인 그에게 먹잇감 탐색은 조금 성가신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 고른 장소는 썩 터가 안 좋은 것이었을까? 이곳은 샨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정도로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했다. 작은 마을이긴 했지만, 그래도 누구 하나쯤은 이런 야심한 밤에 수작을 부릴 법도 한데 이곳은 그런 것 하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마을 사람들을 전부 몰살시켜도 모자랐지만, 함부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그 사람들이 무고해서가 죽일 수 없다는 시시한 이유가 아니었다.

악마는 그런 하찮은 것을 봐줄 만한 선한 존재는 아니니까.

?”

계속되는 갈증에 시달리던 샨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어느 한 길목에 서 있는 세 사람이었다. 그들은 꽤 큰 꾸러미를 중간에 두고 다투는 듯했다. 그 안에 든 것이 돈일지 보물일지는 몰라도 샨의 눈에는 그 꾸러미는 탐욕으로 칠해진 다툼의 근원으로만 보였다.

샨은 금방이라도 달려들어서 세 사람의 목과 심장을 꿰뚫고 싶었지만, 그럴 명분은 조금 부족했던 터라 계속 입맛만 다시며 지켜보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보라색 빛이 번쩍이더니 세 사람 중 가장 약해 보이는 사람이 쓰러졌다.

? 위험한 걸 쓰는군.”

샨은 조금 놀랐지만, 오히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손에 달린 칼날을 꺼내 들었다.

그래도 저 정도면 확실한 명분은 있겠지.”

높은 첨탑에서 뛰어내리는 샨. 그런데 샨이 떨어지는 속도는 중력을 무시한 듯 천천히 떨어지더니 어느새 허공에도 지상에도 흔적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좋아, 이걸로 반반으로 나누면 되는 거지?”

어둠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진 않았지만, 파란 피부의 남자가 자루를 들어올렸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거야? 아무리 인간이라도 동업자인데?”

하얀 피부의 키가 조금 작은 남자가 겁먹은 목소리로 물어봤다.

바보야! 이미 죽여 놓고 이제 와서 그런 소리하면 어떻게? 빨리 도망치자

하얀 피부의 남자가 넋이 나간 듯 입을 벌리고 쓰러져있는 평범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근데 확실히 죽은 건 맞지?”

영혼 파쇄 주문서로 죽인 거니까 확실할 거야. 어떤 소생도 평범한 인간인 그를 살릴 순 없어. 인간 주제에 마족이랑 섞여서 놀려고 하다니. 정말 역겹군.”

~ 그래 정말 역겹네.”

누구냐!?”

어느새 두 사람 앞에 작은 박수와 함께 등장한 샨. 깜짝 놀란 두 사람은 손에 각각 다른 불빛을 비추며 샨의 갑작스러운 등장을 경계했다.

마족이나 인간이나 별반 다를 거 없는 놈들인데 뭘 그리 차별하는 건지 참. 그리고 아무리 싫어도 같이 일한 동업자를 죽일 건 없지 않았나?”

이 자식, 넌 누구야?”

어떻게 내 장벽을 뚫은 거지?”

장벽? 하얀 남자가 당황스러워하자 샨은 여기 올 때 그런 게 있었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죽이는 것에만 집중하면 될 뿐이었다.

어이, 쫑알쫑알 시끄러운데 죽기 전에 딱 한 마디 기회를 주지

샨은 손에 달린 칼날을 천천히 비비며 두 사람 앞으로 걸어서 다가갔다.

건방지군!”

파란 남자는 손에 움켜쥔 빛을 샨을 향해 던졌다. 그리고 그 빛은 바늘로 변하더니 샨의 몸에 사정없이 꽂혔다.

파란 피부의 남자는 건방진 녀석을 간단히 치워냈다는 생각에 씩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샨은 고슴도치가 되었어도 묵묵히 걸어오고 있었다.

거 참, 유언을 남기랬지, 손톱 때를 던지랬어?”

샨은 그 말을 끝으로 순식간에 파란 피부의 남자 뒤로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그 남자는 온몸에 피를 뿜더니 그대로 조각조각 찢어지고 말았다.

으아악!!”

소심했던 빨간 피부의 남자는 순식간에 넝마가 된 자신의 동료를 보고 겁에 질려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에이, 더럽게 약한 놈이네. 좀 하는 놈인가 했더니

샨은 반쯤 쪼개진 얼굴을 집어 올리더니 그대로 움켜줘 으깨버렸다.

크크크! 그래도 이래저래 감정이 있는 걸 죽이는 건 즐겁단 말이지

샨의 웃음은 세상에 있는 웃음 중 가장 무서운 웃음이었다. 하얀 피부의 남자는 그 웃음을 듣는 것만으로도 도망가고 싶었지만, 무언가가 자신을 짓누르고 몸을 묶어버린 듯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보자, 보자. 남은 건 너네? 남길 말은?”

..살려..살려주세요! ..저는 그저 저 녀석이 시키는 대로.......”

~ 시키는 대로 저 불쌍한 인간을 죽였다? 그런 거?”

, ..그러니까 목숨만 살려주시면 어떤 죄라도 달게.......”

하얀 남자가 양손을 싹싹 빌며 목숨을 구걸하는 것도 잠시

미안하지만

샨은 말을 미처 마치지 않은 채 하얀 피부의 남자를 사정없이 베었다. 너무 빠른 죽음이었기에 비명 하나 내지 못하고 죽어버리고 말았다. 아마도 고통도 없었을 것이다

난 죽이는 거 말곤 내릴 형벌이 없는걸

샨의 몸에 꽂힌 바늘은 어느새 다 떨어져 나가 있었고 대신 온몸에는 피범벅이 되어있었다.

이 난리를 피웠는데도 이 마을은 이렇게나 조용하다니, 냉정하구먼. ?”

하얀 피부의 남자가 죽고 나니 갑자기 자신 주변이 조금 더 어두워진 기분이 들었다. 샨은 아마도 하얀 피부의 남자가 주변에 어떤 차단 마법을 걸어두었다가 죽으면서 풀린 것으로 생각했다. 약한 자의 약한 마법이었기 때문에 들어올 때부터 알지 못했던 것 같았다. 샨은 손에 묻은 질척한 피를 핥은 뒤 자루 안을 살펴보았다. 그 안에는 마법서인 책과 여러 색깔의 보물들이 가득했다.

다 팔면 3명이 2대까지 먹고 살고도 남을 텐데 욕심은 끝이 없네. 이래서야 마족이고 인간이고 뭐고 간에 누가 악마인지를 모르겠단 말이지. 참나

샨은 자루를 묶은 뒤 힘껏 하늘 위로 던졌다.

누구든 간에 운 좋은 놈이 가져가라~”

샨은 씩 웃으며 자신이 처리한 두 마족을 둘러보았다. 흩어져있는 피와 장기들을 보니 샨은 여기 오기 전 망가졌던 기분이 조금 풀어진 듯 만족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예술가가 자신의 멋진 작품을 보듯 만족스러워했다. 마음 같아선 좀 더 죽여서 예술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지만, 적당한 명분거리를 더 찾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걸린 횟수를 초과할 수는 없었다. 샨은 입맛을 다시며 잔해들을 꾹꾹 누를 뿐이었다. 그러던 와중 샨은 아까 자신이 오기 전에 죽어버린 인간을 바라보았다. 딱히 동정심 혹은 살리고 싶은 심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태가 궁금했다. 샨은 손으로 겉만큼은 멀쩡한 시체를 익은 과일을 확인하듯이 눌러보았다. 사실 그에게는 이미 상한 과일이나 다름없었지만.

그녀석이면 살릴 수 있으려나?”

샨은 잠시 자신이 아는 여자를 생각했다. 혹시 그녀라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체가 심하게 훼손 되지만 않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선한 생각은 살인마에게는 너무나 맞지 않는 일이었다. 그냥 죽은 건 죽은 것이었다. 이거라도 찢으며 놀까도 생각해봤지만, 굳이 시체를 훼손하는 걸 살인이랍시고 즐기고 싶지는 않았다.

배가 허전하다고 상한 과일을 먹는 건 악마라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샨은 시체를 잠시 지켜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가 밝아지기 전에 자취를 감추는 게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진 않았고 일단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했으니까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나 못내 아쉬웠다. 오랜만의 살인이 생각보다 빨리 끝낸 거 같아 즐기는 시간이 짧지 않았나 생각을 해봤다. 그냥 해가 밝아지면 자신이 처리한 곤죽이 된 시체를 본 사람들 몇몇을 골라 죽일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더 즐기기에는 샨에게 제한된 횟수는 이미 한계였다. 만약 이 이상 사람을 죽였다간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사람이 다그치는 귀찮은 잔소리와 귀찮은 일을 겪어야 했다. 아무리 한계가 없는 악마라도 해도 그런 일은 겪고 싶지 않았다.

, 그냥 빨리 내 승리로 끝났으면 좋겠네. 제엔자앙~”

샨은 그렇게 점점 옅어지더니 어둠 속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마냥 너무나도 조용히.

악마가 사라지고 난 자리에는 피만이 흥건했다.

또리(남)(5달)
녹냥이(여(중성화,4살)
또순이(여)(중성화2살)
  • 1
  • Lv10 돌아온 녹냥이 할 일 없는 2018-01-30 18:36:15

    답은 코론이 맞춘 횟수

     
  • 2
  • 정답입니다. (타임오버)
    Lv38 아나킨스카이워커 제다이 2018-02-12 21:58:03

    98

     
  • 3
  • Lv11 갓설현 새내기 2018-02-13 17:50:45

    K탑

     
자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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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9:15
150
480 개노잼 소설 -11- +1
자유의 날개
Lv39 스타크래프트2
2018-10-20
03:39:39
127
479 개노잼 소설 -10- +1
자유의 날개
Lv39 스타크래프트2
2018-10-19
01:34:16
128
477 개노잼 소설 -9- +1
자유의 날개
Lv38 스타크래프트2
2018-10-07
01:55:43
203
476 사람의 가치란
댓글 맛을 본
Lv39 원예용잡초
2018-09-25
17:26:45
222
475 개노잼 소설 -8- +1
자유의 날개
Lv38 스타크래프트2
2018-09-24
17:50:49
205
474 지하실 +2
예비 작가
Lv39 IU는뉘집아이유
2018-09-20
15:00:35
262
473 [주제교환이벤트] 제 32차 정기 겨울 토벌 보고서 +2 (2)
할 일 없는
Lv11 시류
2018-09-17
00:37:21
270
472 주제 교환 이벤트 - 황혼의 티 타임 +2 (3)
새내기
Lv14 배페인
2018-09-16
09:31:38
328
471 주제 교환 이벤트 엽편-POTATO AND TOMATO +2 (1)
삑삑, 학생입니다.
Lv39 야한꿈꾸는정력왕
2018-09-14
00:28:37
320
470 +1 (2)
Lv39 뱀술
2018-09-11
03:53:28
295
469 지루해졌다... +3 (1)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Lv01 닐스
2018-08-23
02:56:49
458
468 나는 천재로 태어났다.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Lv01 닐스
2018-08-20
12:42:44
348
467 개노잼 소설 -7- +1
자유의 날개
Lv38 스타크래프트2
2018-08-19
00:50:43
329
466 저 하늘의 별 - 2 (1)
새내기
Lv11 배페인
2018-08-18
21:01:41
306
465 개노잼 소설 -6- +1
자유의 날개
Lv38 스타크래프트2
2018-08-18
05:25:18
306
464 어머니 친구 딸내미 시리즈 현재까지 정리
전문 카운슬러
Lv38 야한꿈꾸는누운G
2018-08-17
17:31:47
344
463 습작) 닭이 되지 못한 채 외 3개.
알아서 로그인되는
Lv32 아스카
2018-08-16
12:52:02
356
461 개 식용에 관한 고찰
알아서 로그인되는
Lv32 아스카
2018-08-16
02:49:00
345
460 저 하늘의 별 - 1 +1 (1)
새내기
Lv11 배페인
2018-08-15
15:49:34
316
459 +2 (3)
삑삑, 학생입니다.
Lv38 정력왕
2018-08-15
03:52:54
373
458 개노잼 소설 -5- +1 (1)
자유의 날개
Lv38 스타크래프트2
2018-08-13
23:06:46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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