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 No. 380   291 hit   2018-03-05 18:36:10
[산다이바나시] 거짓말, 마침표, 불씨 +4 (1)
  • User No : 680
  • 자작그림에 관심이 많은
    Lv37 도프리

"나 다른 사람 생겼어."

관계를 끝내고 싶어서 내뱉은 거짓말이 불씨가 되어 우리 사이는 마침표를 찍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듣곤 더 이상 들을 생각도 없는 것인지, 무언가 확신하는 구석이라도 있었는지 눈물만 한 두방울 떨구곤 뜨겁게 날 노려보다가 차갑게 돌아서 내 곁을 떠나버렸다. 

우두커니 서서 그녀가 자신의 차에 올라타 사라져버리는 것을 본 나는 주머니에서 조용히 편지를 하나 꺼내들고는 편지봉투의 귀퉁이를 슬슬 매만지다가 근처의 우체통에 넣고 집으로 향했다. 

쓸쓸한 방구석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앉아 조용히 눈물만을 흘렸다. 

정말로 끝났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얼마 전 사람을 죽인것이다.

처음엔 현실부정도 해보고 실수로 그랬다며 나 자신을 위로도 해보다 결국은 시신을 숨기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시간만 흐르고 나 자신에게 거짓말로 괜찮을거라, 아무도 모를거라 애써 외면했다. 

경찰도 아직 나에 대해 눈치채지 못했는지 딱히 별 일은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러는 사이 불안에 벌벌 떨며 수상하게 행동하는 나 때문에 그녀와의 관계는 소원해졌고 연락을 끊고 여기저기로 방황하며 돌아다니는 일이 잦아지자 다른 여자가 생긴 것 아니냐며 추궁도 받았었다.

그러니 오늘 그녀와의 마침표는 너무나 쉽게 찍어졌다. 내 생각과 달리 시원하게 떠나버린 그녀라 오히려 마음 한켠에서는 안심이 되었다.

오늘 내가 부친 편지는 경찰서로 보낸 자수편지였다. 범행의 일련사항을 아주 자세히 서술했으므로 곧 경찰이 와서 날 잡아갈테지. 

사실 요 며칠의 불안으로 시공에 대한 감각도 엉망이었다. 오늘이 몇 일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애매해진 상태였다.

그냥 이젠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졌다. 

어서 경찰이 와서 나를 잡아갔으면 좋겠다.

마음이 흐려진다.

혼란이 가득해서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사실 사람을 죽이기 전에도 나는 많이 방황했다. 오히려 차라리 사람을 죽인 후로는 정신이 선명해진 것 같아 내 자신이 더 밉고 두려웠었다. 

오늘은 일단 자자. 자고 일어나면 경찰이 모든 걸 해결해줄거야. 시체를 숨긴 장소도 다 알려줬으니 나를 귀찮게 할 일은 없겠지.

-

--

---

쾅! 쾅쾅! 

"경찰입니다! 문 열어요!"

기쁘게도 예상대로 경찰이 와주었다. 

'자. 이제 나를 잡아가주세요.'

경찰은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문을 부수고 들이닥쳤다. 흙발로 저벅저벅 걸어들어온 그들은 나를 보더니 못 볼 것이라도 본 듯 일순 멈춰서고는 천천히 공중에 매달려있던 나를 끌어내렸다. 

나는 그것을 방 구석에 서서 지켜보았는데 나는 사람을 죽인 사람인데 어째선지 그들은 아주 조심히 나를 모셨다. 

나는 손을 내밀어 수갑을 채울 것을 부탁했지만 그들은 그마저도 무시한 채 나를 내버려 두고는  나를 데려갈 뿐이었다.

나는 정말이지 끝까지 거짓말만 늘어놓는 사람인가보다. 

 

이전의 인생도 온통 거짓말같다고 느꼈는데.

 

---------------------

 

오랜만에 초단편을 써봤어요.

산다이바나시의 키워드가 들어가긴 들어갔는데 상관은 없는 글을 써버렸네요.

문장도 좀 읽기 불편하실 것 같은데 읽어주셨다면 감사해요

 

지상 최강의 운영진
  • 1
  • Lv32 일상일상 격겜 유머는 다른 곳에서 2018-03-14 14:28:03

    두 번째 문장에서 불씨가 된다는 말은, 보통 아주 사소한 일이 발단이 된다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내뱉은 거짓말 이후 즉시에 결과가 나온 위 작품과 같은 경우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키워드 작문은 표현력이나 구상력의 연습 있어서도 의의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 짧은 내용 안에서 논지를 설득력 있게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훌륭한 도움이 됩니다. 소설이라는 것도 기본은 글. 물론 잘 아시리라 생각하지만, 글이란 필자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임을 숙지하고, 어떠한 메세지(주제)를 얼마나 당위성과 개연성있게 전달하느냐에 신경쓰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주인공은 누군가를 죽였기 때문에 그 죄책감에 못 이겨 자살을 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생각해보면 사람이란 각자가 다양한 인격을 가지고 있는 생물이고, 똑같은 살인사건에 있어서도 그 원인, 죄책감을 느끼는 정도나 다음에 행할 행동, 결과도 다릅니다. 따라서 작품에서 누군가와 헤어지는 이유로 '단순히 사람을 죽였기 때문'인 것은 이상합니다. 실제로 연인의 도움을 받아 시체를 은닉하려는 경우도 많거든요.

     

    총평 : 사건의 흐름은 알겠으나 전달하려는 주제가 무엇인지 알기 힘듭니다. 주제가 없는 글은 없습니다. 아주 사소하거나 배덕적이고 악의적인 것이라도 주제는 존재하기 마련이니, 그것을 잘 다듬어 명확하게 전달한다면 보다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 2
  • Lv32 일상일상 격겜 유머는 다른 곳에서 2018-03-14 14:35:24

    추가)

    주제는 자칫 올바르기만 하고 따분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아주 다양하고 기준이 명확하게 없는, 말 그대로 작가의 생각입니다.

    심지어는 "금딸은 정신건강에 해롭다"거나, "마땅한 이유가 있다면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있다.", "이 글은 깊은 의미가 없는 개그이다." ,"코 파는 것이 시원하다."까지 있습니다.

    보통 15만자 이상의 장편에서는 큰 주제의 흐름에서 중간중간 작은 주제들이 끼어들어와 결국 큰 주제를 강화하거나 반론하기도 하는데, 키워드 작문은 매우 짧으므로 불요하다 하겠습니다.

    이것을 명확하게 하기만 해도 글이 굉장히 매끄러워질 것 같습니다.

     

     

    Re 도프리 님이 3 번 댓글을 작성했습니다.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 3
  • Lv37 도프리 자작그림에 관심이 많은 2018-03-14 17:06:43

    Re 2. 일상일상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해하기 불편하게 써서 생긴 문제지만.

    주인공이 자살을 택하는 것 때문에 이별을 결심한 겁니다.

    살인을 했다는 건 스스로를 죽였다는 이야긴데 

    해서 '공중에 매달린 나'와 '방구석에서 지켜보고있는 나' 가 있져.

    ~.~ 이미 죽은 것입미다

    Re 일상일상 님이 4 번 댓글을 작성했습니다.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 4
  • Lv32 일상일상 격겜 유머는 다른 곳에서 2018-03-14 17:26:18

    Re 3. 도프리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아하!

    약간의 서술트릭을 넣으려고 하셨던것 같네요. 사실 죽인게 자기 자신인 것은 아닐지 몇 번 생각했었습니다만,

    이불을 덮어 썼다는 표현 이후에 죽였다는 묘사가 있어, 스스로를 죽인 것은 아니었던 것이라고 생각했었네요.

     

    서술트릭의 경우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습니다만, 사용하신 서술트릭은 쉽게말해 철저하게 주인공의 입장에서 서술하여 독자를 오해하게 만드는 방식인데요. 이 경우 흔히들 오해하게 만들기 위해서 표현을 애매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오히려 가능한 많은 요소를 중요한 부분만을 숨긴체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일단 독자는 글을 전부 다 꼼꼼하게 읽지 않기 때문에, 장황하게 늘어선 정보 사이에 중요한 정보가 있으면 쉽게 눈치채지 못한답니다. 오히려 허술하게 서술한 경우에는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구요!

     

    진실을 알고 난 이후에 다시 읽으면서 숨겨진 핵심 정보를 다시 찾아보는 것도 서술트릭을 사용한 작품의 한 재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미천하지만 조금 배운 이론으로 코멘트를 달고 있는데 혹시라도 기분 나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프리님 작품 하나씩 읽고 있는데 다들 재미있는 점이 있고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1. 도프리 님이 이 댓글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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