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의 뱀술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랑전설3 때 중간보스로 등장한 야마자키 류지.
게니츠에게 요노카제(세상의 바람/ 코코데스카)가 있다면 야마자키에게는 뱀술사(헤비츠카이)가 있습니다.
아랑3 때는 기술이 2단 입력이라 1단만 입력하면 팔만 흔들다가 끝났었다고 하네요.
(↗+C로 상단공격, →+C로 전방공격)
기술의 유래는 복싱만화 더 파이팅(원제: 하지메노 잇포)의 플리커 잽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기술 자체는 실제 복싱에 존재한다고 함. 모티프를 해당 만화에서 따왔을 것이라는 것)
아래 그림을 보니 90% 이상 확실한 것 같습니다. 대사가 비슷하거든요.
"이쿠제... 이쿠제.... 이쿠제... (간다 간다 간다)" 3번 이상 반복하는 것까지 같습니다.
<뱀술사>라는 한국어 단어의 정의
뱀술사라는 번역이 KOF에서는 완전히 정착이 되었는데요, 뜻을 모른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번역이 괜찮다고 생각되는데, 뜻을 뜯어보면 조금 이상하기도 합니다.
한국어 번역어의 정의는 내리기 힘든데, 아래와 같이 크게 2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1) 뱀술사 (뱀(蛇)- 術師 /스승 사)
'뱀술(蛇術)'을 부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뱀술'에 관한 기술을 가진 사람.
또는 뱀을 부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뱀에 관한 기술을 가진 사람.
90년대 같았으면 '뱀술사'라는 단어가 성립이 되려면 '뱀술(蛇術)'이라는 단어가 먼저 성립이 되어야 합니다.
마술-사, 연금술-사와 동일한 구성이거든요. 디아블로3의 부두술사(Witch Doctor)도 한국에서 만든 단어지만 '부두술+사' 구성이죠.
술사를 단독으로 쓰면 도술에 능통한 사람이란 뜻이 됩니다. (도술 = 술)
그외의 직업은 창술-사, 심령술-사, 타로술-사 같이 무슨 술법인지 적어주는 식입니다.
현재 한국어에는 뱀술이라는 단어가 없고 (뱀으로 담근 알콜 말고) 뱀술사라는 형태로만 존재합니다.
이 경우 뱀-술사라는 구성이 되는데 90년대 당시에는 (XX술 없이) XX술사라는 독립된 단어가 많지 않았어요.
WOW 등에서 주술사 캐릭터를 '술사'라고 줄여서 부르면서
+ 번역어에 XX술사라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되면서 '술사'라는 말이 독립성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이 뱀+술사로 인식할 것 같습니다.
던전 앤 파이터에는 다음과 같은 구성의 적이 나옵니다. 야마자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 쿠닉족(토끼족) 토템술사: 토템을 사용한 공격
- 쿠닉족(토끼족) 뱀술사: 뱀을 사용한 공격
2) 뱀술사 (뱀(蛇)術 - 使 /사용할 사)
'뱀술(蛇術)'을 사용하는(다루는) 행위 또는 그 사람
한국어에는 없는 표현입니다. 일본어 원문에 가까운 해석이죠.
원래 使(사용할 사)는 사절(使節), 사신(使臣)의 뜻으로 사용됩니다. 왕의 명령을 받고 다른 나라에 찾아가는 사람.
일본어에서는 츠카이(使い)라고 해서 많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심해서 번역해야 하는 단어입니다.
1) 사용하는 행위 / 사용하는 사람 (예: JOJO의 기묘한 모험 Stand User)
2) 1번 뜻이 발전하여 (능숙하게) 다루는 행위/ 사람
3) 2번 뜻이 발전하여 조련해서 부리는 행위/ 사람 (예: Monster Tamer)
4) (주로 '오츠카이'라는 형태로) 심부름/ 심부름을 하는 사람
마녀 등이 동물을 자기 수족처럼 부리는 것을 Familiar(패밀리어)라고 하는데 일본어 번역이 使い魔(츠카이마/부리다+마법or마물)입니다.
한국어 번역은 '사역마'이죠... 일본어 직역에 가깝습니다.
그럼 원문과 영어 번역을 보겠습니다.
원문: 蛇使い(헤비 츠카이)
영어: Serpent Slash(KOF 계열...대사치?!) / Snake Handler(아랑 계열)
영어는 번역이 크게 2가지 있네요. 큰 뱀처럼 후리거나, 뱀을 관리하거나...
일본어는 뱀(헤비)+츠카이(使い)인데 세트로 대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행위 또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딱히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신문을 보니 한국에서는 '코브라 곡예사'라고 하더군요. (뱀 조련사라는 말도 가능하겠습니다)
(영어는 Snake Charming, Snake Charmer입니다. 슬래쉬도 아니고 핸들러도 아니네!)
왜 하필 코브라 곡예였을까요?
대전격투게임의 기술명은 개발 중에는 임시로 붙은 이름이었다가 출시에 맞춰서 멋있는 정식명칭으로 바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임시 이름이다 보니 굉장히 직관적인 이름을 붙이는 것 같아요. 아니면 자기들끼리 붙인 별명이라던지...
예를 들면 쿠사나기 쿄의 '오보로구루마(농차)'의 경우 개발 중에는 '구루구루(빙글빙글) 킥'이었습니다.
구루구루(빙글빙글) → 구루마(수레바퀴) →오보로구루마(희미한 수레바퀴)
베니마루도 '폴나레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하니...
야마자키도 개발 중에 플리커 잽 또는 헤비츠카이로 불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헤비츠카이(삐리리~♬)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버려서 정식 명칭으로 한 것 같아요. (뇌피셜)
뱀 곡예사라고 해석되면 멋이 없지만 '헤비츠카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해서 있어보이는 이름이 됩니다.
이 때문에 나중에 오로치 일족으로 편입되기까지 하지만 ㅠㅠ
한국에서 '뱀술사'라는 번역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추측을 해봤습니다.
마술사를 일본에서 魔法使い(마호 츠카이/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라고 합니다.
마호 + 츠카이
그래서 헤비+츠카이도 같은 식으로 번역한 것이죠. 뱀+사
'뱀사'라고 하면 이상하니까 '마술사'처럼 '뱀술사'라고 한 것 같습니다.
마호= 마술 / 츠카이 = 사 가 아니라
마호=마 / 츠카이 = 술사
라고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뱀술사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일한 번역에서는 츠카이 = 술사로 번역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에 적었듯이 'XX술'이 성립이 먼저 되어야한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예를 들면 JOJO의 기묘한 모험의 Stand User(스탄도츠카이)라는 단어는 정발판에서 '스탠드술사'가 되었습니다.
'스탠드술'은 일단 성립하는 것 같네요.
아무튼 이렇게 번역되어 나온 단어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서 정착이 되고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니 신기합니다 ㅎㅎ
야마자키 이후로 이 뱀 곡예사라는 뜻으로 '뱀술사'로 번역하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가면라이더 오즈의 뱀술사 피리, 게임 아리아 크로니클, 소설 기계장치의 뱀술사 등...
90년대 당시에 이미 뱀 곡예사= 뱀술사라는 번역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못 찾았지만... (있으면 제보 부탁 드립니다)
성경 한국어 번역에는 '뱀을 다루는 술사' 라는 표현이 나오기는 하네요.
사실 한국에서도 정착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 것 같습니다.
당시 게임잡지를 보면 97년까지는 번역이 들쭉날쭉 합니다. (특히 게임챔프가 질이 낮습니다)
게임매거진에서는 일관적으로 '뱀술사'로 번역한 것 같은데 증거가 없네요...당시의 기억에 의존할 뿐
당시에는 헤비츠카이, 뱀사용 등의 다른 번역이 존재합니다.
'판정의 비수', '파치키', '풀(Full) 베기' 등 기상천외한 번역도 많네요 ㅎ 당시에는 번역기가 없었습니다.
혹시 아래 잡지를 소장하신 분이 계시다면 제보 부탁 드립니다.
뱀술사를 뭐라고 번역했는지...
자 이제 모션을 보겠습니다.
크게 아랑3 버전, 리얼바우트 스페셜 버전, KOF버전 ('97 / 2003)으로 나뉩니다.
아랑전설에서는 로켓 펀치 같이 날아가서 박히는 게 특징이네요.
팔을 흔들 때 하체도 같이 약간 흔들립니다. 건들건들
리얼바우트 스페셜에서 모션을 일부 새로 그린 것이 보입니다. 혀를 내미는 것은 이때부터.
전체적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야마자키는 새로 그린 것이 많은 편이고
구도가 바뀌지 않은 모션의 경우도 리터칭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를 트레이싱 해서 다시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KOF에서는 팔을 흔들 때 모션 수가 1장 많아지는데, 몸은 완전 고정이라 부실해 보입니다.
흔들 때 주먹을 살짝 풀고 있네요. 이쪽이 더 멋져보입니다.
잽을 넣을 때는 주먹이 보이지 않고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더욱 뱀 같이 보입니다.
혀를 내미는 각도가 절묘합니다. 역동감이 느껴지네요 ㅎ
야마자키의 체격이 아랑전설에 비해 작아지지 않은 것도 특징입니다.
다른 캐릭터는 KOF 오면서 대부분 작아졌거든요.
2003은 상의를 아랑전설 버전으로 수정했고 나머지는 똑같습니다.
헉금64님 제보로 알게 되었는데 '98 UM에서 우라(EX)버전 야마자키는 일부 수정된 부분이 있습니다.
1) 모으기 모션 리뉴얼(아랑전설 모션을 의식한 것/몸을 꼿꼿이 세우고 몸 전체가 움직임)
2) 공격 전후에 근거리C 모션을 합쳐서 움직임을 풍부하게 했고 (총 4장 추가)
3) 기존 KOF 공격 이펙트가 아니라 아랑전설 공격 이펙트를 가져다 씀
우라(EX) 때만 바뀝니다.
Capcom VS SNK 버전
복장은 아랑전설인데 포즈는 전체적으로 KOF랑 같네요.
아랑전설 와일드 앰비션 버전(AC) 팔이 진짜 뱀처럼 늘어납니다...
왼팔이 아니라 오른팔을 쓰네요.
KOF 14
이쪽도 포즈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모을 때 주먹을 아예 쥐지 않습니다.
비교 동영상도 있으니 참조해 주세요.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기술명을 대충 지어놓은 성향이라면 주먹을 뱀처럼 사용한다고 헤비츠카이 라고 이름 붙인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