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지오 월드에 대해서 잘못 퍼져있는 내용이 있는 것 같아서 바로 잡는 글 + 보충 자료를 올립니다.
일단 간단히 설명하면 SNK가 사업확장 및 다른 먹거리로 부동산 사업에도 힘을 쏟게 됩니다
(창업자가 원래 카페 경영으로 돈을 번 사람입니다)
사실 디즈니 리조트나 레고 랜드 같은 곳은 아니고 체험형 놀이기구 몇 개 놓고 각종 레스토랑, 상점을 입점시켜서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고 가끔 볼링, 노래방도 즐기는 그런 부동산 사업의 일종입니다. (한국의 스타필드나 타임스퀘어 같은 느낌?)
도쿄의 경우 특히 오다이바에 이런 게 많이 모여있죠...
1) 네오지오 랜드와 네오지오 월드는 다르다
네오지오 랜드 또한 SNK직영 게임센터 이미지가 강한데, 엄밀히 말하면 종합 어뮤즈먼트 시설입니다.
게임센터, 노래방, 레스토랑, 카페, 탁구장 등이 하나로 합쳐 있습니다. (에사카 2호점은 순수 게임센터였던 모양입니다)
네오지오 볼이라는 볼링장도 같이 운영했습니다.
에사카 역 앞에 3개점이 붙어있는 게 특징이죠.
KOF '95 주인공 팀 배경이 2호점 앞. '98 일본 거리 배경 뒤로 멀리 1호점이 보입니다.
(게임상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1호점에서 더 깊게 들어가면 좌우로 3호점과 2호점이 보이는 위치임)
네오지오 랜드의 경우 1996년 기준으로 확인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사카 1호점~3호점(오사카)
하코다테 (홋카이도)
나고야
타키노야시로 (효고)
니시다이지(나라)
볼링장 네오지오 볼 요코하마(카나자와핫케)
등등
2) 1군데가 아니라 두 곳이며 95년, 99년에 각각 세워졌고 위치는 전혀 다르다.
사람들이 이 두 곳을 섞어서 올리고 있고 한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보입니다.
1995년12월에 처음(1호점? 네오지오 월드 츠쿠바) 세운 곳은 도쿄 근처가 아니라 5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츠쿠바'라는 곳입니다.
대학이랑 연구소도 많고 해서 대전이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실제 테마파크가 있었던 곳은 65킬로 정도 떨어진 '아라카와오키(荒川沖)라는 역 근처입니다.
SNK가 도산할 때까지 운영된 것으로 보이므로 약 5년 정도 운영한 것 같습니다.
본사(에사카역) 근처에서 게임센터(주사업의 연장선), 볼링장, 노래방 사업을 먼저 한 뒤에 (네오지오 랜드)
수도권 부근에 진출을 하면서 아예 작은 테마 파크까지 하게 된 거라고 보면 자연스럽죠. (네오지오 월드)
어트랙션 쪽은 도쿄 조이폴리스(세가)와 비슷합니다.
디즈니랜드 가듯이 쉽게 가기는 어렵고 옆동네 관광지인 츠치우라 보면서 겸사겸사 다녀올 수 있죠.
엄청 큰 호수와 대불상을 볼 수 있습니다.아마 근처에 사는 주민들을 겨냥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잡지 네오지오 프리크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약간 한적해 보이는 주변 풍경이 보이면 1호점(?)입니다.
어트랙션 대충 정리
- 아이맥스 라이브 필름
- 고스트 헌터즈(유령을 빔으로 퇴치하는 체험 게임: 의자가 움직임)
- 네오지오 볼 (볼링장. 별도로 운영하는 지점도 있음)
- 크레이지 트래블(소리를 느끼는 3D어트랙션)
- 점쟁이 마녀의 저택
- 드리프트 킹(배틀 카트 대전)
- 배틀 텍(유명한 VR 대전게임)
- 레드 플래닛(배틀 텍과 비슷)
- Q-ZAR(일종의 레이저 서바이벌 게임)
- 회전목마
-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체험 어트랙션)
- 엘름가의 악몽(나이트메어)(체험 어트랙션)
- NFX2000(체감영상 시뮬레이터)
- 이벤트 회장 운영
- 어뮤즈먼트 존(게임 센터)
+ 레스토랑(Patio가 입점)
+ 노래방(Neostage라는 브랜드를 운영)
1996년에 네오지오 프리크 KOF '96 게임 경진대회(...)를 여기서 하기도 했습니다. (회장 임대료가 안 들어서?)
현재는 볼링장 겸 파친코입니다(네오지오 월드 → 산타스 월드)
한편 1999년3월에 세워진 2호점(? 네오지오 월드 도쿄 베이사이드)이 도쿄 근처인데 현재 오다이바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이때부터 1호점(?)은 '네오지오 월드 츠쿠바'로 이름이 바뀐 듯합니다
유명한 오바이바 관람차 바로 밑에 출입구가 있습니다.
건물을 SNK가 세운게 아니라 팔레트 타운이라는 곳 일부 공간을 임대해서 입점을 한 것입니다. (모리빌딩과 도요타가 소유)
SNK가 2001년 3월까지. 즉 2년 간 운영했습니다. 아마 계약이 1년 단위나 2년 단위였던 모양입니다.
현재는 팔레트 타운내 대부분의 영업을 끝내고 대관람차 쪽만 올해 8월까지만 한 뒤 재개발을 예정한 상태이지만
SNK(네오지오 월드)가 폐점한 이후에도 같은 사업을 다른 회사가 이어받아서 16년간 운영되었습니다. (도쿄 레저 랜드 팔레트 타운점)
(사업형태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요. 당시 너도나도 오다이바에 투자하던 시기였습니다.)
SNK 본사 건물처럼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옥상. 위가 남쪽이고 아래가 북쪽입니다))
이 건물이 언제 철거될 지 몰라서 아쉽네요...
재밌는 사실은 1호점(?) 당시만 해도 네오지오 프리크에 홍보 기사를 싣거나 광고를 냈는데 (1996년초)
2호점(?)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가이드북(여행, 데이트)에 홍보했더군요. 즉 일반인을 타겟으로 완전히 돌렸던 것 같습니다.
어트랙션 대충 정리
- 비프 젬(매지컬 3D 시어터)
- 마인드 플래닛(칵테일 점보기)
- 뉴욕 게터웨이(스릴&러브 코스터)
- 에이전트 메달(슈팅 호러 라이드)
- 마블러스 투어즈(시뮬레이터 라이드)
- 루인즈(트랩&어드벤처)
- 테라리움(호러 라이브 시어터)
- 노 페이트(미스터리 어드벤처)
- 바쿠텐(펑키 스릴 라이드)
- 이츠 어 쿨 자키?(더비 카트)
- 타타리(천벌) (3D 사운드 호러 어트랙션)
3) BAND OF FIGHTERS는 도쿄에 전시된 적이 없으며 시기도 맞지 않다
1996년 12월 20일에 데뷔했으며 츠쿠바 쪽에 설치되었습니다. (아직 도쿄 베이사이드는 열리기도 전이죠)
등신대 로봇이 연주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스테이지 당 7~8분.
기존에 공개되지 않은 오리지널 곡과 각 멤버의 토크 타임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와 연계해서 1997년1월18일에 데뷔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니 2월 정도까지는 계속 전시를 한 모양입니다.
무시무시한 결과물이 나왔네요...
네오지오 프리크를 보면 처음에 일러스트만 공개하고 실제 사진을 안 실었던데 이유가 다 있군요!
아마 단발로 끝난 이벤트로 보입니다. 이벤트 회장을 딴데도 제공해야 했을테니...
약간의 보충.
SNK의 도산 이유는 복합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1) 게임 하드웨어 사업 부진(네오지오64, 네오지오 포켓 등)
2) 어뮤즈먼트 사업 부진(네오지오 랜드 확장, 네오지오 월드 확장 등)
3) 경영위기에 몰렸을 때 모회사인 아루제가 (아마도 고의로) 구해주지 않았음
어뮤즈먼트 시설 자체는 다른 게임 회사도 당시에 하고 있었습니다. 세가, 남코, 코나미 등등.
결국은 무얼 했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했냐가 문제였던 것 같아요.
이건 제가 이번에 조사하면서 의외로 처음 안 사실인데 ↓
캡콤도 네오지오 월드랑 거의 비슷한 'CAPCO CIRCUS 니가타'라는 곳을 1993년부터 운영했습니다. (네오지오 '월드'에 대응)
이보다 작은 규모의 '플라자 캡콤' 지점을 전국에 전개했고요. (네오지오 '랜드'에 대응)
실은 캡콤 역시 몇 번의 도산 위기가 있었습니다
-1985년경. 출시했던 게임들이 하나 같이 히트를 하지 못해서 경영위기 (마계촌이 나와서 구함)
-1980년대말. 2차 위기 (이유는 같음. 파이널 파이트 등이 나와서 구함)
-1993년경. 또 위기 (스트리트 파이터2 시리즈만으로 버티는 것은 힘들었음. 다른 게임은 반응이 안 좋았음.
→1993년 록맨X(SFC) 히트. 1994년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2X 히트. 1996년 바이오 하자드(PS) 히트.
-2000년경. 또 위기 (간판타이틀 속편으로 버티는 것은 힘들었음. 새로 낸 게임은 반응이 안 좋았음.)
(대전게임 한정으로) SNK와의 무리한 경쟁.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축소 등
→2001년 록맨 에그제(GBA) 히트, 역전재판 히트(GBA).
캡콤은 게임 사업 한정으로 보면 아케이드게임 맛집에서 벗어나서 가정용 게임에서도 게임을 히트시킨 게 컸던 것 같네요...
(이에 비해 SNK는 사무라이 스피리츠 RPG 정도 밖에 인상에 남는 작품이 없지요)
이런 걸 보면 SNK가 당시 벌인 사업 중 하나라도 성공했다면 살아남았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저때 진짜 무슨 근자감(?)이 있었는지 궁금하긴 하네요.